중장년층 대상 AI 구독 서비스 'AI 러닝클럽'을 2주 만에 검증한 방법, 그리고 목표를 달성하고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 배경을 솔직하게 담았어요.
B2C 사업기획팀이 어떻게 더 빠르고 단단하게 일하게 됐는지 궁금하신 분들께 도움이 될 거예요.
B2C 사업기획팀은 교육사업본부의 '조사병단' 같은 역할을 해요.
고객이 실제로 돈을 내고 살 만한 수요가 있는지 검증하고, 그걸 키우는 일을 하죠.
지난 챕터에 맡은 과제는 중장년층 대상 AI 구독 서비스, 'AI 러닝클럽' 이었어요. 검증하고 종료하는 과정에서 팀의 일하는 방식이 꽤 달라졌다는 걸 느꼈고, 그 기록을 공유드리려고 해요.
6주 걸리던 게 2주가 됐어요
1년 전만 해도 신규 상품을 런칭하려면 최소 6주가 필요했어요. 기획하고, 설득하고, 개발하고, 검증하는 모든 과정을 순서대로 밟아야 했거든요.
이번엔 달랐어요. 같은 4단계를 2주 만에 돌렸어요.

가장 큰 변화는 첫 번째 단계에서 일어났어요.
핵심은 "왜"부터 시작하는 것
이전에는 KPI가 정해지면 바로 일을 시작했어요. 목표는 있는데, 그게 왜 중요한지, 어떤 방향으로 실행해야 하는지에 대한 공유 없이요.
이번엔 달랐어요. 일을 시작하기 전에 이 목표가 전사 관점에서 어떤 의미가 있는지, 고객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를 먼저 정의했어요.
정리하면 이런 순서예요.
- 의의 → 목표 한 줄 정의 → KPI → 스프린트 → task
이게 왜 중요하냐면, 오늘 내가 하는 행동이 지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, 지표가 목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, 이 인과관계가 흐릿해지는 순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목표 달성과 멀어지거든요.
반대로 이 연결이 선명하면, 중간에 방향이 바뀌어도 실행을 빠르게 재정렬할 수 있어요.
협업할 때도 마찬가지였어요. 문서 상단에 공동의 목표를 써두고 논의를 시작하면 얼라인이 훨씬 빠르게 맞춰졌어요.
상품 기획도 달라졌어요
이전엔 고객 문제를 정의하고 솔루션을 기획한 뒤, 이게 맞는지 여러 번 논의를 반복했어요. 시간이 오래 걸릴 수밖에 없는 구조였죠.
실행 방향이 처음부터 명료하게 정의되어 있으면, 상품 기획 단계에서 더 깊이 들어갈 수 있어요.
AI 러닝클럽의 경우엔 이렇게 흘렀어요.
- 고객 문제 정의 → 해외 성공 사례 리서치 → 핵심 전략 도출 → 수익성 예측
중장년층 고객의 문제는 이거였어요.
"유튜브나 강의는 많은데, AI를 막상 꾸준히 배우려니 막막해요."
해외 성공 사례를 분석해보니 콘텐츠와 유틸리티 도구를 결합했을 때 리텐션이 급증하는 패턴이 보였고, 여기서 핵심 전략이 나왔어요.
일회성 고비용 강의 대신, LTV 중심의 가벼운 구독 모델.
MVP는 AI로, 한 주 안에
예전엔 세일즈 퍼널 하나 만드는 데 기획-디자인-개발 협업이 최소 2~3주 필요했어요.
이번엔 v0 같은 바이브코딩 툴로 랜딩 페이지를 직접 만들었어요.
만들고 → 사전 고객에게 유저 테스트 받고 → 즉각 반영하고 → 런칭. 이 흐름 전체가 한 주 안에 끝났어요.

런칭 후엔 코호트별로 쪼개서 검증했어요
이전엔 대규모 문자를 한 번에 발송하고 첫 반응을 보며 외부 마케팅 여부를 결정했어요.
이번엔 나이/직군별로 3,000~5,000명씩 쪼개서 문자를 발송하고, 코호트별 반응을 확인하며 개선을 반복했어요.
유입부터 결제 전환까지 전체 퍼널을 매일 추적했어요. 전환율이 예상보다 높은 코호트는 결제자에게 직접 전화해서 이유를 물었고, 낮은 코호트는 미결제자에게 전화해서 왜 결제하지 않았는지 들었어요. 그리고 바로 랜딩에 반영했어요.

목표를 달성했는데, 왜 종료했을까요
1차 MVP에서는 모집 목표 120명 대비 167명을 모집했고, 결제 전환율도 목표를 훌쩍 넘겼어요. 2차 MVP도 목표에 근사한 성과를 냈어요.
그런데 본격 확장을 앞두고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어요.
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어요.
- 첫째, 조직 내부 상황이 바뀌었어요.
- 교육사업본부가 B2G 중심 구조로 개편되고, B2C는 독립 사업 조직으로 분리됐어요.
- 둘째, 외부 환경도 달라졌어요.
- B2G 사업에 새로운 변수들이 생기면서 B2C 매출 목표의 중요도가 함께 높아졌어요. 한정된 리소스 안에서, 이미 시장이 형성된 AI 수익화 영역에 집중하는 게 지금 단계에선 더 맞는 판단이었어요.
지금 B2C팀은 더 확실하고 큰 시장에 빠르게 안착해야 하는 타이밍이에요.
AI 러닝클럽을 통해 쌓은 검증 역량과 프로세스는 그대로 다음 스프린트로 이어져요.
아쉽지 않냐고요? 그렇지만..
열심히 만든 서비스가 멈추는 건 아쉬운 일이에요.
그런데 이번 경험을 통해 하나 확실히 알게 됐어요.
내가 최선을 다한 일이 멈추어도, 개인과 조직은 더 단단해진다.
목표와 실행을 정렬하는 습관, 마이크로하게 검증하는 방식, AI로 MVP를 빠르게 구현하는 감각, 이건 서비스가 종료된다고 사라지지 않아요. 다음 스프린트에 그대로 쓰이거든요.
더 승률 높은 사이클을 더 잦게. 그게 앞으로도 이 팀이 일하는 방식이에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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